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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여행기 3탄] 에펠탑과 샹드마르스 공원의 아침부터 밤까지 감성 여행기

by kkanglalala 2025. 7.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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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펠탑에서의 하루

 
"파리에서 하루를 보내고 싶다면, 그 하루는 에펠탑 아래에서 시작되어야 한다."

이른 아침, 파리의 공기는 고요하면서도 부드럽다.

햇살은 센강 너머에서 조심스레 피어오르고, 샹드마르스 공원은 밤새 젖어있던 이슬을 털어내며 새로운 하루를 준비한다.

오늘 나의 여정은 에펠탑 아래에서 시작된다.

단 하루, 아침부터 밤까지 오직 이 공간에 머물며 파리의 시간을 오롯이 느껴보기로 했다.


☕ 아침: 샹드마르스 공원에서의 햇살 피크닉

햇살이 막 올라오는 오전 8시, 샹드마르스 공원은 아직 조용하다.

몇몇 조깅하는 현지인들과 개 산책하는 사람들, 그리고 나처럼 무거운 카메라 대신 가벼운 마음을 든 여행자들만이 이곳을 채우고 있다.

근처 빵집에서 사온 따뜻한 크루아상과 커피, 그리고 공원 벤치. 딱 그 정도면 된다.

에펠탑은 나를 바라보고, 나는 그를 바라본다.

햇빛은 철골 사이를 흘러내리며 예술적인 그림자를 잔디 위에 떨어뜨린다.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아무 일도 하지 않고, 그저 "파리의 아침"이 내 옆에 앉아있는 기분이다.


🎨 정오: 에펠탑을 올려다보다, 올라가보다

점점 공원이 북적이기 시작할 즈음, 에펠탑 티켓을 예매한 시간이 다가온다.

사전 예약은 필수. 긴 줄을 피하기 위해 오전 11시 전후 시간대가 가장 적당하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며 바라보는 파리의 전경은, 눈을 감고 그려왔던 그림과 정확히 일치한다.

세느강, 개선문, 사크레쾨르, 뾰족하게 솟은 노트르담의 잔해들까지.

정상에 서면 모든 소리가 멀어진다. 바람만이 옆을 스쳐 지나가며 속삭인다.

“지금 너는 파리 한가운데에 있어.”


🌿 오후: 공원에서의 사색과 잠시의 낮잠

하산 후, 다시 공원으로 돌아왔다.

공원은 이제 피크닉 매트와 음악, 와인, 웃음으로 가득하다.

나무 그늘 아래 자리를 잡고 누웠다.

멀리서 아코디언 소리가 흐르고, 아이들이 비눗방울을 따라 뛰논다.

파리의 오후는 생각보다 느리다.

그 느림은 여행자에게 유예를 준다.

“빨리 다음 장소로 가야지”라는 강박을 잠시 내려놓게 만든다.

그렇게 나도, 아무런 목적 없이 누워 하늘을 본다. 그리고는 스르르 잠이 든다.


🕯️ 해질녘: 트로카데로 언덕에서 마주한 황금빛

해가 뉘엿뉘엿 기울기 시작하면, 에펠탑을 가장 아름답게 볼 수 있는 장소로 이동할 시간이다.

바로 맞은편의 트로카데로 언덕.

언덕 위 계단에 앉아 바라보는 석양 속 에펠탑은... 말이 필요 없다.

붉은 하늘과 금빛으로 물든 철골 구조가 어우러지며, 매 분 매 초가 화폭처럼 변한다.

포토그래퍼들이 자리 잡기 시작하고, 커플들은 셀카 삼각대를 고정한다.

나도 그들 사이에서 눈을 떼지 못한 채 조용히 바라본다.


🌃 밤: 반짝이는 꿈 속, 에펠탑의 조명쇼

밤 10시 정각. 드디어 시작이다. 에펠탑 조명쇼.

1시간마다 5분씩 반짝이는 그 불빛은, 단순한 장식이 아니다.

그것은 파리가 여행자에게 보내는 작고 은은한 편지 같았다.

"넌 지금, 꿈 속에 있어도 좋아."

공원에는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돗자리에 앉아 맥주를 마시며 그 반짝임을 지켜본다.

어떤 커플은 청혼을 하고, 어떤 여행자는 눈물을 훔친다. 그리고 나는, 그들 모두의 이야기를 마음속에 담는다.


🧭 에펠탑 & 샹드마르스 하루 산책 추천 코스

오전: 샹드마르스 피크닉 → 에펠탑 전망대 예약 관람
오후: 트로카데로 언덕 산책 → 공원 내 낮잠 or 독서
저녁: 센강변 산책 (보트 투어 선택) → 트로카데로 야경 촬영
밤: 샹드마르스 돗자리 조명쇼 감상 (최소 밤 10시까지 머무르기)


✍️ 마무리하며: 왜 우리는 에펠탑 아래에 머물렀는가

에펠탑은 단순한 철골 구조물이 아니라, 시간을 품은 거대한 시(詩)다. 

그 아래에 서면, 세월이 멈춘 듯한 고요함과 동시에 끊임없이 움직이는 도시의 숨결이 교차한다. 

하루 종일 에펠탑에 머무른다는 것은, 파리라는 도시와 그 안에 담긴 수많은 이야기를 천천히, 온전히 음미하는 행위다.

아침 햇살이 철골 사이로 스며들고, 낮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웃음과 대화를 채우며, 해질녘에는 황금빛으로 물드는 모습이 눈앞에 펼쳐진다. 

그리고 밤이면 별처럼 반짝이는 조명쇼가 끝없는 꿈을 선사한다. 이 모든 순간이 모여 하루를 완성한다.

에펠탑 아래에 머무는 하루는 결코 ‘시간 낭비’가 아니다. 

오히려 세상의 소란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리듬으로 호흡하고, 감각을 깨우며, 여행의 진정한 의미를 발견하는 시간이다. 

하루 종일 그곳에 머무르며 느끼는 감성의 파동은 어떤 관광 명소를 다급하게 찍고 떠나는 여행보다 훨씬 깊고 오래도록 마음에 남는다.

그래서 우리는 그곳에 머문다. 

그 순간이 지나면 다시는 똑같은 하루가 없다는 걸 알기에, 

에펠탑 아래에서 보내는 하루는 어느 여행보다도 값지고, 

아깝지 않은 시간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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